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(Fed·연준) 고위 인사들 4명이 잇따라 “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계속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”고 강조했다. 최근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지표에 환영의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.
8일(현지 시각)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는 이날 아칸소주대에서 진행한 콘퍼런스에 참여해 “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지만, 아직 갈 길이 멀다”며 “일부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더 높은 금리와 긴 싸움을 벌여야할 수 있다”고 말했다.
윌러 이사는 “일부에서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아주 빠르게 내려갈 것으로 믿고 있지만, 경제 지표에서 그처럼 빠른 하락 신호를 보지 못했다”며 “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긴 싸움을 준비 중”이라고 강조했다.
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. / AFP=연합뉴스
윌러 이사는 강력한 노동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로 꼽았다. 미 노동부는 지난 3일,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51만7000명이라고 발표했다. 지난해 12월(22만3000명)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경제학자의 추정치를 초과했다. 실업률은 1969년 이후 최저 수준인 3.4%로 떨어졌다. 윌러 이사는 “이러한 고용 증가는 소비자 지출을 부추겨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수 있다”며 “인플레이션을 줄어들긴 했지만, 아직 끝나지 않았다”고 재차 강조했다.
연준 ‘3인자’이자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부의장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(연은) 총재도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. 그는 월스트리트저널(WSJ)이 주최한 행사에서 “지난해 12월 공개한 점도표는 올해 금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가이드라인”이라며 “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 몇 년 동안 제한적인 수준을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”고 말했다.
지난 12월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(연방공개시장위원회·FOMC 위원들이 전망하는 향후 금리 수준을 표시한 도표)가 제시한 올해 말 예상 금리는 5.1%(5.0∼5.25%)로 올해 몇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. 연준은 지난 1일, 기준금리를 0.25%포인트 추가로 인상하며 4.5~4.75%로 만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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